전영욱목사님의글을 옮깁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아름다운 꽃 철쭉 같아라. 오늘 나의 마음 밭. 그 위에 부어진 씨앗이 너만 같아라’ 지는 벚꽃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듯 나지막하게 피어있는 철쭉을 노래한,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아니한 시인 田英旭의 ‘철쭉’의 첫 소절입니다. 길가에 만개한 벚꽃은 가느다란 봄비와 함께 분 바람에 벚눈꽃이 휘날리는 장관을 연출하다가 갑자기 퇴장합니다. 이러한 벚꽃이 지는것을 아쉬워하는 세상을 향해 철쭉은 나지막하게 피어 아름다운 자태로 긴 봄을 이끌어갑니다. 세상성공이 확 피었다가 낙화하는 벚꽃이라면 겸손으로 세상을 덮어가는 그리스도인은 철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산에는 철쭉이 한창입니다. 단조로운 색상의 벚꽃과는 달리 철쭉은 다양한 색깔로 산등성이 마다 빽빽하게 가득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와 ~ 대박 !” 철쭉이라는 단어는 한자인 척촉(躑躅)에서 나왔습니다. 척촉이 변형되어 철쭉이라고 발음하게 되었는데 척촉은 던질 척(躑)과 머뭇거릴 촉(躅)이 합쳐져서 "걸음을 머뭇거리게 한다" 라는 뜻입니다. 철쭉이 너무 예뻐서 사람들이 그 예쁜 자태를 조금 더 보려고 걸음을 차마 떼지 못하고 머뭇거린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고 합니다.
이 땅위의 우리 성도들은 철쭉이 군락을 이루며 피듯 교회를 이룹니다. 교회나 신자는 세상과 같은 색깔을 가지고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세상과 전혀 다른 색깔을 가져야 합니다. 예로부터 철쭉이 피어있는 산을 보면 다른 꽃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산양들이 돌아다니면서 온갖 꽃들과 식물을 먹어 치우지만 철쭉만은 남겨놓는 것은 철쭉의 입과 꽃에는 산양들이 싫어하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철쭉만이 산에 남아 봄철 장관을 이룹니다. 철쭉이 이런 차별성을 간직할 때 그 아름다움으로 온 산을 덮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도 하나님의 지혜를 날마다 묵상하면서 위로부터 내리는 은총을 덧입기 위해 나지막하게 엎드리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