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서울교회 이수관목사님의 글을 옮겨놓습니다.
얼마 전에 저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 지났는데 올해로 24주년이었습니다. 7년을 데이트를 하고 결혼을 했으니 만난 지는 31년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던 시절에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도 준비도 없이 만나서 살았는데 지금까지 무사히 온 것을 보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알지 못한 대신 비교적 길었던 데이트 기간을 통해 나름대로는 어떤 남편이 되고 어떤 가정을 만들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때가 되면 결혼을 하려고 미리 준비도 하고, 그래서 재정 상태나 독립 가능 여부를 가지고 결혼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 안 되었다 라고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결혼을 위한 준비가 되었는지를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결혼을 위한 인격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전혀 환경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나 아름다운 가정을 이룰 수 있으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줄 수 있는 이해력, 나와 다른 점을 받아 줄 수 있는 포용력, 대화를 통해 서로의 문제를 상호 해결해 갈 줄 아는 대화의 능력, 마음속에 있는 상처를 극복해 낼 줄 아는 능력, 어려운 시간을 견딜줄 아는 인내력 등등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이 바로 결혼을 위한 인격입니다. 물론 이런 인격을 완벽히 갖추기 전에 결혼하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 본인이나 배우자가 최소한의 이런 인격을 갖추고 있는지는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아직 결혼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나치게 이기적이어서, 섬김을 받는 데만 익숙하고, 모든 일에서 자기의 편리만을 추구하고, 자기주장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아직 결혼을 위한 인격이 갖추어 지지 못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미성숙한 나이에나 있었을 ‘욱~’ 하는 폭력적인 기질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 감정적인 Up & Down이 너무 심한 사람, 너무 게으른 사람, 복잡한 이성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역시 결혼을 위한 적합한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입니다. 만약 아직도 이런 기질이 제어가 안 되는 사람은 결혼하면 나아지겠지 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결혼을 보류하고, 훈련해서 이런 기질이 제어가 될 때 결혼을 해야 할 것입니다.
결혼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비인격 중 하나는 술이나 도박 같은 것에 대한 중독이나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심한 허영과 낭비벽 입니다. 이런 기질은 안 그래도 쉽지 않은 결혼을 금방 파경으로 몰아갈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이런 습성이 있는 사람은 그 습성을 치료한 후 결혼을 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부모들은 결혼이 이 습성을 치료해 주리라고 생각하고 결혼을 서둘러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 결혼을 위한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성품을 훈련해 가야할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유학 와서 한창 공부가 바쁜 시기에 시작하는 목장 생활은 시간의 낭비가 아닌 내가 당연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결혼을 위한 인격을 위해 계속 기도로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