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님을 처음 만난 건 9살 때 미국에 지내면서 부모님을 따라 다닌 휴스턴 서울 침례 교회였습니다. 어렸을 때 주님을 만나 저녁이면 네 가족이 둘러 앉아 기도제목을 나누는 가정에서 자란 터라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커가면서는 사실 저도 모르게 믿음이 자리했습니다. 누가 주님을 왜 믿는지 물으면 “그냥 믿어져요” 라는 답이 나오는, 축복받은 주님의 딸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작년 어학연수 겸 미국을 다시 방문 하였을 때 서울교회에서 최영기 목사님에게 침례를 받았습니다. 놀라운 인연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은 한국까지 이어져 한국을 잠시, 천안은 더욱 잠시 방문하신 최영기 목사님의 소식을 듣고 방문하게 된 제자교회와 생명의 삶까지 이어졌습니다.
대학에 입학하여 제대로 교회를 다니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주말에 고향에 내려가면 부모님을 따라 부모님 교회에, 주일에 천안에 남아있을 때면 가끔 셔틀을 타고 천안 중앙 교회에 다니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삶 속에서 주님을 닮은 생활이 사라졌고 붕 떠있는 믿음만 붙잡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만난 생명의 삶은 흩어진 구슬을 가지런히 꿰어주는 한 가닥의 튼튼한 실 같았습니다. 저는 원래 하나님을 정말 많이 사랑해서 생명의 삶으로 하나님의 존재를 확실히 한다, 내 믿음을 더 확실히 한다, 이런 목적의식 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런 하나님이 나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배우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작은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말을 잘 듣게 된 것입니다. 큰 변화, 극적인 변화는 이미 대학 입시에서 분에 넘치는 의대를 들어가게 하시는 바람에 호되게 감동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 삶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일화를 말하라고 한다면 10여년 간 걸친 하나님의 작품을 얘기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의 일상입니다. 싫어하는 동기도 있고, 당장 다가오는 이번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등등.
화요일엔 삶 공부를 하고, 일요일엔 교회를 가면서 일주일에 두 번이나 만나는 하나님이 나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왜 주일을 지켜야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온전히 하나님을 위한 날이 없으면 마음이 뭔가 죄송스럽고 허전하게 되어버렸습니다.
하나님과 함께해서 행복했던 일상을 하나하나 말씀드릴 수 없어 두 가지 정도만 적어봅니다. 금요일에 친구와 좋지 않은 일이 있어 토요일 밤까지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일요일 아침에 삶공부 성경요약숙제를 하던 중에 세상이 너를 미워하여도 너는 미워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교회에 가서는 그 친구를 미워하는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니 하나님이 알아서 해달라고 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학교를 갔을 땐 금요일의 언짢은 일은 없던 일처럼 되어있었습니다. 그 동기와는 그날 커피까지 같이 사먹으며 수다를 떨고 놀았습니다. 아직도 왜 그렇게 일이 잘 풀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때문이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었습니다.
또 하나의 사건으로는 이번 여름에 미국으로 선택실습을 나가게 된 것입니다. 년초에 신청해 두었던 프로그램 두 개가 있었습니다. 여름에 가는 프로그램에는 이미 신청이 되었고 겨울에 갈 프로그램은 9월이 되어서야 합격여부가 나오는데 부모님이 둘 중 하나만 가라고 하셨습니다. 겨울 것이 더 좋은 프로그램인데 그것을 가려고 여름 것을 가지 않기에는 이미 갈 수 있는 것으로 확정된 프로그램이 아깝고, 여름 것을 가면 겨울 것을 합격해도 못 갈까봐 골머리를 앍고 있었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을 가야할지 3일 연속 잠을 설치면서 고민하였습니다. 시험 전날에도 잠이 너무 많아 시험에 늦을 뻔한 적도 있을 만큼 긴장 놓고 자는 제가 정말 실제로 새벽 3시가 넘도록 울음이 나고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삶 공부에 갔습니다. 하늘의 나는 새도 먹고 입히시는 하나님인데 하물며 나를 그냥 두시겠느냐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에 완전한 평안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날 밤에 와서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문이면 들어가고 닫으시는 문이면 가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 하면서 일단 합격한 여름 프로그램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불과 출국 3주전에 표를 구하다 보니 모든 표가 이백만원이 넘더군요. 근데 딱 하나 경상/전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비행기표가 있어 20프로나 저렴한 가격에 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달 동안 지낼 집을 구하는데 아는 선배는 35곳에 메일을 보내어 겨우 한 곳을 구하였다고 했는데 저는 7번째 메일에서 바로 답장이 오고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신청한 병원과 두 블록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걸어 다닐 수 있고 주변에 공원이나 마트까지 모두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차를 구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구해 얻어내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열어주고 계심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삶 공부를 하면서 극적인 사건을 기대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극적인 드라마보다 더 소중한 것을 얻고 갑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어떤 것이지,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는 법, 교회를 다니는 법 등 주일뿐만 아니라 월화수목금토요일을 하나님과 함께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후에 돌아보면 이 네 달이 엄청난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극적인 도약보다 값지게 나의 생활습관과 가치관을 전부 바꾸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생활 전반에 자리한 평안입니다. 하나님 안에 있으면 완전히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갑니다.
사실 바쁘지도 않은데 바쁘다고 하면 믿어주시면서 매일같이 숙제를 밀려도 항상 웃음으로 격려하여주시고, 매 수업마다 하이피치로 열정을 다해 수업하여 주신 목사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주에 예배가 끝나고 앞으로 나가 휴스턴 집을 구해달라고 목사님이 기도해주시자 마자 집이 구해지는 메일이 왔어요.
긴 간증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모두 하늘 복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