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씨수소’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저도 처음 듣는 말이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았더니 대충 이런 얘기입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가축개량협의회, 한우분과위원회를 통해서 혈통이 좋고, 외모가 뛰어나고, 유전자 정보 등이 좋은, 국가가 보증하는 한우의 씨가 될 수소를 18마리 선발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체중에서, 등심의 면적에서, 지방의 두께에서 우수할 뿐 아니라 번식력이 좋고, 면역력도 뛰어난 한마디로 국가 대표 수소라는 것입니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 ‘씨수소’ 한 마리를 키워내는 데는 약 10억원 가량이 든다고 합니다. 일단은 좋은 혈통에서 태어나서 유전자 정보가 뛰어나야 하고, 어릴 때부터 몸이 좋아야 한답니다. 그렇게 선발된 송아지들은 5년간 좋은 사료와 좋은 운동, 그리고 비타민 섭취 등 최선의 관리를 통해서 키워지는데, 과정 과정마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면서 자라 주어야 마지막에 진정한 국가 대표 수소로 선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국가보증 ‘씨수소’들은 앞으로 대한민국 수소를 대표해 전국의 10만 마리의 암소들에게 정액을 공급하게 되는데 보통 70%의 수태율을 보이므로 한 마리 당 약 7만 마리의 송아지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 들어보는 ‘씨수소’ 이야기는 지난 5월 평창에서 열린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서 결단과 도전의 시간에 강사로 나오신 목사님이 전하는 말씀에서 나왔습니다.
그 목사님이 담임하는 교회의 목자/목녀 수련회에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건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교회들은 가정교회’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고, 또 가정교회에 관한 이런저런 자료를 내서 한국에서 가정교회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는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지원근 대표가 참관했다는 것입니다.
그 분이 그 목사님과 대화를 할 때 마다 ‘이 교회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한국 교회가 아닌 것 같다.’는 칭찬을 하면서도, 반복적으로 ‘왜 대형교회를 추구하지 않느냐?’, ‘왜 기신자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느냐?’ 등등의 핀잔 아닌 핀잔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지원근 대표가 목자/목녀 수련회를 마치면서 총평을 했는데 본인이 잘못 생각했다고 하면서 ‘씨수소’ 얘기와 함께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교회는 이 시대에 씨수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정신이 변질되고 혼탁한 이 세상에서 예수님의 정신을 담은 씨수소와 같은 교회가 필요한데 여러분의 교회가 바로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교회를 생각했습니다. 우리 교회도 ‘씨수소와 같은 교회’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특별히 뽑아낸 교회입니다. 그래서 기신자보다 비신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장년에 대한 투자보다 자녀들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세대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통합하여 자연스럽게 신앙의 공유와 신앙의 전수가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을 넘어 모든 민족을 향한 선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를 넘어 또 다른 교회들을 세워가는 일에도 계속해서 쓰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전 세계에서도 올바른 교회의 모습을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와서 보고, 그 정신을 받아갈 수 있는 ‘씨수소와 같은 교회’로서 그 역할을 계속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하여 우리는 지금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목장을 중심으로 열심히 모여서 영혼구원에 힘쓰고, 신앙 성숙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주중의 삶 공부를 지속하고, 모든 세대가 어울러서 풍성한 간증과 함께 역동적인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씨수소와 같은 교회’ 바로 여러분이 지체로서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천안아산제자교회입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