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우는 대 부분 부모의 바람 중에 하나가 자녀가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것입니다. 저도 같은 바람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두 자녀를 키우는 부모 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두 자녀가 결혼 할 나이가 되면서부터 자녀의 배우자를 위하여 기도하게 되고, 관심도 아들의 배우자, 그리고 딸의 배우자가 될 사람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교회 부흥회를 가도, 어느 교회 세미나를 가도, 심지어 해외를 나가도 전혀 내색 하지 않은 것처럼 하면서 청년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더욱이 큰 아들과 둘째 딸에게 연애하지 말고, 아빠가 가장 합당한 배우자를 소개시켜 줄테니 아빠를 믿고 가만이 있으라고 큰 소리까지 쳤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들과 딸이 늘 저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 소개 시켜 주려고 그러시냐’, ‘말만 하지 마시고, 한 사람이라도 소개 해주면서 그런 말을 하시라’ 참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세우고, 기도해온 11가지 기준이 있었기에 그 기준을 만족 시킬만한 며느리 감, 사위 감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아들이 아빠가 정하고 기도하는 기준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해서 보냈더니 어이가 없었는 지 답장으로 이렇게 문자가 왔습니다. “어캐 기도대로 다 되겠습니까”
그런 아들이 기다리다 지쳤는지 어느 날 한 자매를 만나고는 사진과 간단한 프로필을 저에게 보내서 저의 생각은 어떤지를 물었습니다.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나고 다시 ‘조만간 한번 만나보시면 해요. 아버지도 좋아하실거에요.’ 이번에도 역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그 후에도 계속 언제 시간 나시냐고 물었지만 그 때마다 ‘정해진 일정으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그런 제가 결국 만나보기로 한 것은 아들이 보낸 문자의 마지막 부분 때문이었습니다.“저는 정말 이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은데 아버지가 제 든든한 우군이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제 아버지이자. 목사님으로써 모든 눈으로 그 친구를 다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가 보는 것은 좋은데 그 이후가 더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다. 그것을 아빠도, 너도 각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빠도 기도할 테니 너도 기도해라.”
그렇게 며느리 될 자매하고, 처음 만났습니다. 내가 기도하는 조건에 다 맞는 자매는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았습니다. 둘이 잘 맞는 것 같고,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서로 좋아하는 것 같아 말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 생각대로 되는 것은 나의 계획이고,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은 하나님의 계획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지금 며느리 될 자매하고, 아들하고, 매주 만나서 예비부부의 삶을 하고 있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아들이 7월 18일 토요일 오전 11시 30분에 우리 교회에서 저의 주례로 결혼식을 합니다. 교우들은 특별히 시간을 내어 축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많은 손님들도 우리 교회를 찾아오게 되니 가정교회의 모델이 되는 교회로서 그날은 손님이 아닌 손님을 초대하는 주인의 입장으로 각 사역부서장들이 중심이 되어 친절하게 손님들을 맞아주시고, 주차봉사나 음식 섬김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