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일은 천안아산제자교회가 설립된 지 22주년이 되는 주일입니다. 30대 초반에 아무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내려와 상가 4층에서 네 식구와 함께 교회를 시작했는데 이제 50대 중반을 넘어섰으니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 것입니다. 감사한 것은 의미 없이 시간이 흘러 여기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좌절의 시간과 고통의 시간도 있었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우리 교회는 세상에 많지 않은 행복한 교회로 많은 교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로 서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저와 함께 많은 교우들의 희생의 결과이기에 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교회설립 22주년 감사예배 시에도 지난해에 이어 제자교회 에 등록하여 20년 이상 어떤 변동도 없이 제자교회를 섬겨 오신 분들에 대한 의리식을 하고자 합니다. 지난 해 처음하면서 다음 해에도 계속 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는 일단 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계속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 교회를 20년 이상 섬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예기치 않은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20년 이상 한 교회를 담임목사와 함께 섬겨온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분들을 생각할 때 담임목사로서 제 마음에 늘 감사함이 넘칩니다. 그러기에 크게 무엇을 해준다는 의미보다 20년 이상 담임목사와 함께 교회를 섬겨 오신 분들의 수고를 격려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클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제자교회에 등록한 지 20년이 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번만 해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평소에 ‘신앙이 없으면 의리라도 있어야 한다.’, ‘신앙보다 의리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습니다. 목회 속에서 그 만큼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크기 때문입니다. 신앙이 있다는 사람들이 어느 날 교회를 떠날 때는 너무나 냉정하게 떠나갔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같이 보낸 시간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정교회로 교회를 전환할 때에 정말 신앙도 있고, 의리도 있는 사람들이 세워지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교회 안에는 가정교회를 한 이후 신앙도 있고, 의리도 있는 사람들이 세워졌고, 지금도 계속 세워지고 있습니다.
신앙은 의리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자신에게 의리를 지키시듯이 그래서 우리를 절대로 배반하지 않으시고, 하나님 나라로 갈 때까지 붙잡고 가시는 것처럼 그런 하나님께 우리도 의리를 지켜야 합니다. 끝까지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하나님을 섬기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목장 식구라면 자신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만나도록 해주고, 구원을 받도록 해주며, 자신의 신앙이 서기까지 섬겨준 목자, 목녀에 대한 의리를 지키며, 연합교회의 직분자들이라면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일에 쓰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신 담임목사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다음주일은 교회설립 22주년이 되는 감사주일입니다. 천안아산제자교회에 속한 모든 교우라면 누구도 예외 없이 세상 어디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제자교회를 이곳에 세워주신 것과 내가 그런 제자교회 공동체에 속하여 행복하게 신앙생활 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감사헌금에 담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