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언킹을 보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놀랄 정도로 사실적이었습니다. 동물들이 거의 살아 있는 실물 같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 것이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 주인공 라이언킹 ‘심바’를 보면서 힘들었을 때의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누군가의 모함으로 아기사자(라이언킹) ‘심바’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의 자리를 떠나게 됩니다. 저 역시도 목회를 하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내 자리를 떠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끝까지 제 자리를 지켰고, 지금 여기에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여러 가지 일로 그럴 수 있습니다. 가정 그리고 직장 그리고 목장과 교회가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떠나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닙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둘째, 주인공인 심바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했던 ‘라피키’라는 조언자 원숭이를 보면서 누군가에게 ‘라피키’ 역할을 해야 함을 확인했습니다. ‘라피키’는 심바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그 정체성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심바’처럼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돌이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나름 자기 생활에 만족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혹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누군가는 ‘라피키가 되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있어야할 자리에 있도록 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어린 ‘심바’가 라이언킹의 자리에 서기까지 여자 친구 ‘날라’를 포함하여 주변에 돕는 동물들이 많았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라이언킹의 자리에 선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혼자서 잘할 수 있는 세상에 아무도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육적 가족도 필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영적 가족인 목자목녀가 필요하고, 목장 식구가 필요하고, 제자교회라는 공동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넷째, 승리의 자리, 성공의 자리에 서기까지 고난과 시련은 필수라는 것입니다. 고난과 시련이 라이언킹 ‘심바’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아버지를 이어 진정한 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힘든 시간들은 단순히 고통이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는 자신을 더 겸손하게 만들고, 더 의지를 강하게 갖는 시간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픔이나 고통을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아픔이나 고통을 피하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의 솔직한 마음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끔 상처도 받고 고통도 겪으면서 우리 자신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수많은 상처와 고통을 만나고 싸우고 이기는 과정을 통해 삶의 면역력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나무를 가로로 자르면 타원 모양의 선이 보이는데 그것은 나무의 나이를 알려주는 나이테입니다. 나무는 봄부터 가을까지 성장하다가 겨울에 멈춥니다. 이때 나이테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나이테의 숫자는 그 나무가 얼마나 많은 계절을 이겨내고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인 셈입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나이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고통을 피하지 않고 이겨낼 때마다 마음 나이테 숫자가 하나씩 늘어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만큼 더 우리의 마음이 더 강해지고, 단단해 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알기에 삶에 찾아오는 고통과 고난마저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