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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교회

나눔터

2012.07.11 12:03

한지붕 일곱가정

조회 수 1050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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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5035035.jpg

 

                 6년전 어느날 휴스턴에 허리케인이 온다는 뉴스를 봤다.

                 미국에 살면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안았지만 그 허리케인의 위력은 익히 보고 들어서 알고있었다.

                 빗자루로 마당을 쓸듯이 순식간에 한 도시가 없어지는 무시무시한 위력..

 

                 물과 비상식량을 챙겨서 피난 준비를 하라고 방송에선 입 아프게 얘기하고 있었고

                 마켓에는 물이 일찌 동이나고 차 기름을 조금이라도 사놓으려는 사람들로

                 Gas Station 은 주차장 처럼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그때 우리가 새 집을 사서 이사한지 6개월도 안됐었고

                 허리케인이 지나 간다면 이 집은 성낭갑 처럼 날아가 버릴텐데...

                 마음의 결정을 못하고 있을때 목장식구들이 찾아와 피난을 가자고 한목소리를 낸다.

 

                 목장식구들과 의논끝에 피난을 가기로 결정하고 물과 라면, 버너와

                 간단한 옷가지를 챙겨서 다음날 새벽에 피난 행렬에 줄을 섰다.

                 이미 도로는 주차장처럼  피난 차량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고

                 걸어가는게 빠를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목장식구 모두를 이끌고 목적지도 정하지 못한체 무작정 북쪽으로 향했다. 

                 제일 걱정은 가는길에 차 기름을 넣지 못하면 길거리 고아가 되버릴수 있기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북으로 북으로 행했다.  

 

                 큰길 좁은길 가리지않고 위로 올라가는 길이라면 무작정 타고 올라가다

                 6시간쯤 운전했는데 갑자기 낮익은 동내가 눈에 들어왔다.

                 아 ~ 아 ~ ... 평소 휴스턴에서 50분이면 가는 거리를

                 이리저리 빙~글 뱅~글 돌다보니 6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며 막막함이 밀려왔다.

                 다시 목장식구들과 의논해서 목적지를 정해서 가기로 하고 

                 목회자 연수를 오셔서 알고있는 알칸사로 방향을 잡고 그곳 가정교회 하시는 목사님께 연락을 드렸다. 

                 어디든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가 있다면 대 환영을 해주는 모습에 든든하고 감사했고

                 갈곳을 정해놓으니 마음이 편안했고 힘(^^)이 생겼다(남자는 힘이여^^).

 

                 허리케인이 우리의 뒤를 바짝 쫒아오고 있을거란 생각에 마음은 급해지고

                 물만 마시며 운전하여 다음날 새벽2시 쯤에 길가리에 차를 세우고 가져온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있는데

                 어딜 가는지도 모르며 부모따라 쫒아온 어린 아이들의 지쳐있는 모습을 보니 목이 매였다.

                 목장식구들을 안전하게 목적지로 인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거웠지만

                 불평없이 잘 따라와 주는 식구들이 고맙고 감사했다. 

 

                 올라오는 길에 차 기름이 떨어져 차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종종 보았고

                 가개하는 사람들이 문을 닫고 피난을 갔기 때문에 물 하나 살곳이 없고

                 모텔도 문을 닫아서 잘 곳도 없어 사람들은 차안에서 잠을 자는 상태였다.

 

                 라면을 급하게 끓여먹고 다시 북쪽으로 운전을 시작했고

                 아이들은 달리는 차 안에서 새우잠을 재워야 했다.

                 비몽사몽 밤세워 운전하며 다음날 점심때쯤 되어 길거리에 차를 세우고 아침겸 점심으로 또 라면을 끓여먹는다.

                 야외에서 라면을 먹으면 참 맛있었는데...

                 라면 맛을 느끼지 못하고 살기(^^)위해서 어쩔수 없이 먹었던것 같다.

 

                 길거리에서 기름이 떨어져 꼼짝못하고 서있는 사람들,

                 큰 길 엽에 돗자리를 깔고 지친 몸을 쉬고있는 사람들, 어디론가 전화를 하며 큰소리 치는 사람들...  

                 전쟁통에 피난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감사한 일은 우리가 이리저리 돌아서 가는 작은 길엔

                 기름을 넣을수 있는 Gas Station 이 있었고 그렇게 해서 계속 달릴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이 운전대를 붇잡고 이리저리 인도하시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고

                 운전을 하면서도 계속 기도를 멈출수 없었고, 감사함으로 인도하심을 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잘수있는 모텔과 먹을수 있는 식당을 구하면 주실것 같은데...

                 "너 다른사람들 처럼 기름 못 넣고 차 버리고 걸어갈래?"  하실까봐 ^^;

 

                 어딜가나 차가 막혀 너무 이리저리 돌다보니 방향 감각이 없어지고

                 우리가 어디쯤에 있는지 조차 분간이 안되었고

                 잠못자고 밤세워 운전하다보니 정신도 오락가락.. 눈도 풀리고..

                 시원한 수박 딱! 쪼개서 숫가락으로 마구마구 퍼먹고 싶은 생각,

                 얼큰한 육계장에 따뜻한 밥 말아서 먹고 싶은 간절함...

                 "범사에 감사하라" 란 말씀이 가슴을 쥐어짜 듯이 느껴졌다.


                  북으로 북으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너다 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들이 풍경화 처럼 펼쳐지지만

                  우리 눈엔 그 경치들이 아름답게 보이질 않고

                  빛 바랜 옛날 사진처럼 흐릿하게 보일 뿐이었다.


                  두번째 밤을 쉬지않고 열심히 달리면서 정신도 풀리고 눈도 풀리고 온 몸이 다 풀렸지만

                  기도는 풀지 못하고 계속 목장식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었다.


                  피를 나눈 형제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고, 가까운 친구도 아닌데..

                  가정교회를 통해 목장으로 한 가족이 되게 해주시고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가깝게 주님안에서 형제 자매로 묵어 주셨으니

                  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평없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들이 참 아름답고 위로를 얻고 힘을 주는 모습들이다.


                  두번째날 밤 12시를 넘기며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운전을 계속하다

                  새벽 3시쯤 너무 피곤해서 차안에서 잠시 자고 가기로 하고

                  30분 정도 잠시 눈만 감고있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목적지가 가까이 오고 있음에  조금이나마 힘을 낼수 있었다.


                  13년전 편도 24시간 걸리는 버지니아를 하루밤을 새우며 이틀을 운전하고 갔던적이 있었고

                  그때 너무 힘들어서 그 후론 잠 안자고 절대로 장거리 운전을 안한다고 다짐 했었는데

                  이틀 밤을 잠 못자고 거의 먹지도 못하며 운전한다는게 신기하고 기가막힌 일이 아닌가?

                  나 혼자라면 절대로 이 짓은 못했을 것이다^^;


                  전쟁을 경험해 보진 안았지만

                  높은 고지를 향해 죽기살기 필사적으로 돌진하는 게릴라 부대와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위로 올라갈수록 만나는 도시들은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이 평온했고 차분했다.

                  목적지를 5시간쯤 남겨두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맥도널드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 거의 놀라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화장길에 들어가 몇칠만에 거울로 우리의 모습을 보니 몰골이 가관이다.

                  양치와 세수한번 못하고 옷 한번 갈아입지 않고, 머리는 번개 맞은것 같고,

                  자매들은 머리에 꽃 하나만 꼽으면 거시기(^^)가 따로 없어보였다 ^^;

                 

                  산속에서 내려온 듯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허기를 때우는 모습은 ㅋㅋㅋ

                  죄인(?)처럼 귀한^^ 햄버거 하나씩을 허겁지겁 먹고 또 달리기 시작했고

                  그날 오후 2시쯤 드디어 목적지인 교회에 도착했다.

                  8시간이면 갈수있는 거리를 이틀 반나절을 밤낮으로 운전해서 왔다.


                 목사님이 교회 마당으로 나오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고

                 식당으로 들어가니 사모님과 권사님이 한갑잔치 수준의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 일행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전부터 음식 준비를 하셨단다.

    

                 넓은 식탁에 정성들여 준비한 풍성한 음식을 보는순간...

                 몇칠동안 힘들었던 마음과, 우리 일행을 위해 준비하신 아름다운 섬김의 손길들의 마음이 어우러지며

                 가슴이 벅차오르고, 목이 메이고, 감사함이 밀려오며 한순간에 피곤함이 깨끗이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그 교회 목자님집에서 짐을 풀고 목욕제게하고 옷도 갈아입으니 그제서야 사람같이 보였고

                 저녁엔 목자님이 우리 일행을 갈비집으로 사정없이 몰고가서 기름진 넘으살로 뱃속을 호강시켜 주었다.

                 그때 그 갈비 진짜~~ 맛있었다!!!


                 다음날...  우리는 밥 값을 해야했다.

                 그냥 맥여주고 재워준게 아니었나보다 ^^;

                 우리가 피난오고 있을때 목사님은 전 교인에게 우리의 안전을 위해 기도 명령을 내리셨고

                 우리의 허락(?)도 없이 추후의 모든 계획을 짜놓고 계셨었던 것이다.


                 이게 왠 굴러들어온 떡?

    

                 주일예배가 시작됬고

                 목사님은 아버지 교회인 서울교회에서 한 목장식구들이 방문했다고 소개하셨고

                 목사님은 헌금송을 우리에게 부탁(?)도 아니고 그냥 시키셨다.

                 나는 목장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단상앞으로 올라가서 즉석 봉헌송을 했고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고 내려왔다 ㅎㅎ

                 조금후 설교시간이 됬는데 목사님은 설교대신에 우리 모두를 다시 단상 앞으로 올라와

                 일렬로 앉혀놓고 한사람씩 간증을 시키셨다.

                 한사람씩 간증을 하고나니 한시간 반 정도가 고요된 듯 했고

                 예배가 끝나고 친교실에서 계속 간증과 친교가 이어졌었다.


                 가정교회가 좋은 점 중의 하나는 가정교회를 만나면 어딜가도 낮설지가 않고

                 오래전부터 잘 알고지내는 사람들 처럼 편안하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속을 터놓고 예기하고 들어주고, 용기를 주고 기도해주고....


                 그렇게 밥값(^^)을 하며 주일 하루가 바쁘게 지나갔지만

                 정감넘치고 훈훈한 마음들이 함께 모여서 기쁨과 감사를 나누는 귀한 시간이었다.


                 하룻밤을 더 자고 월요일 아침 콧 노래를 흥얼거리며 휴스턴으로 내려오면서 마음속 깊이 감사가 넘쳤습니다.

                 지도만 보며 올라가던 길..

                 네비게이션이 되셔서 굽이굽이 세심하게 인도해 주신 우리 하나님..

                 한 식구가 되어 서로를 배려하고 희생했던 목장식구들..

                 너무나 반갑게 우리를 기다리고 맞이해준 형제가정교회 성도님들과 목사님, 사모님..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희생과 섬김은 아름다운 우리의 자랑이고 무기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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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서정근 2012.07.12 06:50

    무사히 목적지까지 세심하게 인도하신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알고는 있지만 항상 잊고사는 말씀이네요~

    힘들고 절박했던 상황들이  훗날 귀한 간증이 되게하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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