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내성적이고 말 수가 적은 사람들은 어느 모임에 가서도 자신의 의사, 감정 표현을 별로 안 합니다. 생각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나서는 것,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말하기보다는 듣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어느 모임이든지 이렇게 내성적인 사람들만 있으면 모임이 잘 안됩니다. 주도하고 이끌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모임이 되는데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치로 목장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목자가 너무 내성적이고 말 수가 적으면 목장이 잘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는 반대입니다. 말이 적은 목자가 목장을 더 잘합니다. 그 요인을 분석해 보면 다음 몇 가지 때문인 것 같습니다.
① 말이 적으니까 들어주기를 잘합니다.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의 얘기를 잘 들어줄 때, 얘기할 맛이 나고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데 목자가 잘 들어 주니 너무 좋은 겁니다.
② 주도하기보다는 기다려 줍니다.
말 많은 목자는 어는 문제든지 자신이 직접 답을 주려고 합니다. 뭔가를 말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많은 말 때문에 목원들이 더 힘들어합니다. 그들도 다 성인이어서 누가 말한다고 듣지도 않을 뿐 아니라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말하면 기분 나쁘기 때문입니다. 말이 적은 목자는 답을 주려 하지 않고 기다려 주고, 이 기다림의 시간이 사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시간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③ 가르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자라 사춘기만 되면 부모의 말을 좀처럼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잔소리로 여겨 버립니다. 틀린 말이어서가 아니라 자꾸 어린아이 취급을 하며 가르치려 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목장에서 목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목자가 일일이 코멘트하며 가르치려 하는 것입니다. 목장 나눔만 끝나면 일일이 코멘트하고, 가르치려 하는데 어느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목장에서는 인정받고, 들어 주고, 공감 해주고, 받아 줘야 합니다. 그러면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회복되어 다시 바르게 살기 시작합니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알지만 내 속의 감정이 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다 목장에서 일체의 코멘트도 없고,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으면 비로소 마음을 열고 듣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