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세미나 간증문
이준우
안녕하세요, 몽골 목장 이준우입니다.
제823차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를 안전과 은혜 가운데 잘 다녀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5년 만에 휴스턴을 다시 갔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가게 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시간에맡기며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자교회에 붙어 있기만 했는데도 그리운 곳으로 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휴스턴은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장시간 비행으로 고단하고 나사가 살짝 풀려 있었지만, 도착한 순간 몸은 땅에 붙어 있어도 마음은 공중으로 뜬 기분이었습니다. 공항에서 교회로 가는 길이 익숙한 듯 낯설면서도 이 길을 통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을 인도하고 계셨다는 것을 생각하니 그저 울컥할 뿐이었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는 마치 친정을 방문한 것 같았습니다. 교회의 모습과 정취, 심지어 실내의 습도와 냄새까지 그대로였고, 서로 오며 가며 인사하고 교제하며 섬기는 성도들의 얼굴에 띤 미소와 평안한 모습까지 동일했습니다. 여러 싱글 목장 식구들을 5년 만에 만났는데도 마치 어제 만난 사람마냥 어색하거나 불편한 것이 없었지만, 그런 반가움도 잠시 저와 눈이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구 만나는 사람 있는지, 결혼 언제 할 건지 등의 질문이 쏟아졌는데, 한국에서 가족과 친지들의 잔소리에서 겨우 벗어나나 했더니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곳은 똑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친정이 맞긴 한가 봅니다.
만남과 더불어 이수관 목사님의 강의가 인상 깊었습니다. 익숙하지만 권위 있는 목소리에서, 가정교회 안에서의 성도가 성장하고 변화되는 삶, 그리고 그 지체들이 모여 이루는 교회가 왜 건강해 질 수 밖에 없는지의 공식에 나의 삶을 대입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감동과 도전이 되었던 두 가지를 나누겠습니다.
목사님께서 가정교회의 개요를 설명하실 때, 우리가 무언가를 감추려고 하는 행위에 인간의 죄성이 담겨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인간은 그저 나약하고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기에 쉽게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지만,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들과 나누면서 구체적인 필요가 드러나고 채워지며 사랑과 내적 치유를 발생시키는 목장의 역할과 기능이 결코 우리를 죄에 빠지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 가정교회의 진정한 장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기 전, 영적인 것을 거부하고 법 없이도 잘 살 것 같았던 저도 가정교회를 만나면서 강함보다 약함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되고,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랑이 더 귀하다는 것, 그리고 사람으로 태어나서 제대로 살려면 ‘하나님의 법’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어쩌면 나도 가정교회의 힘을 보여주는 예시가 되고 있지 않을까라며 괜히 설레는 마음도 가졌고, 더 나아가 사랑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단 한 곳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이 모이는 목장의 장소나 크기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다음으로, 목자의 역할을 짚어보며 ‘섬김 속에 구원이 있다’라는 말을 언급하셨을 때, 우리가 섬겨야 하는 이유나 목적을 들으며 내가 행하는 사역에서 비춰지는 나의 모습을 점검하게 하셨고 회개하게 하셨습니다. 네 몸과 같이 너희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시며 주신 하나님의 사명인 것도 있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섬겨보면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과 상황을 눈물로 싸우고 극복하면서 이웃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며 마침내 예수님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이 사역의 정의와 목적이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보고 사역을 통해 내가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그리고 그 사역을 통해 우리가 기쁨과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기 위해선 희생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목사님께선 우리가 복을 받기 원하면서도 수고와 노력, 순종과 회개 없는 일명 ‘값싼 은혜’의 폐해를 말씀하셨을 때, 지난 시간 속에 그걸 놓치고 살았던 순간이 많았을 지라도, 희생을 실천하는 이 가정교회에만 있으면 내가 적어도 성령께 상습적으로 범죄하며 살진 않겠다라는 확신이 들며 다시 한 번 제가 속한 환경과 주신 삶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평세를 다녀오고 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감동과 여운이 가시고 나서 마지막에 제게 남겨 주신 말씀은 계속 깨어 기도하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그냥 기도가 아닌 ‘희생의 기도’를 드리며 점차 기도의 범위를 넓히고 더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자리를 꾸준히 지키라는 결단을 하게 하셨으니, 이것을 계기로 저도 하나님의 소원과 열정이 있는 곳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계속 기도의 자리를 지키다 보면, 이번 평세에 보내주신 것처럼 언젠가 목자라는 꿈도 갖게 하실 지 누가 알겠습니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성도의 행복과 유익을 우선시 하시는 심영춘 목사님과 이정란 사모님, 세미나부터 여행까지 함께 다녀오며 두 분을 조금 더 가까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가정교회의 전파를 위해 글로벌하게 힘써 주시는 두 분의 수고와 희생에 늘 감사드립니다.
두 분과 더불어 이번 일정에 함께 참여한 황민혜 목녀님, 규원 형제와 성민 형제, 같은 기억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했고, 함께여서 더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몽골 목장 식구들, 지금처럼 계속해서 감사와 기도를 통해 일주일의 열매를 수확하는 귀한 목장 생활 같이 해나가길 소원합니다.
성도 여러분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