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도네시아 목장을 섬기고 있는 박도빈 목자입니다.
먼저 안전하게 싱글목자수련회를 다녀오고 수련회에서 받은 은혜를 이 자리에 나눌 수 있도록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수련회를 가게 된 동기는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를 위한 쉼이 필요하다는 생각 하나로 수련회 공지가 뜨자마자 바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쉼이 필요한 이유도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겉보기와 달리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받아들이고 목자가 된 이후에 하루를 위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의 분량을 늘리며 기도를 드리지만 기도가 끝나고 뒤돌아서면 금방 이전 삶에 대한 후회와 미래의 불안감으로 쓸데없이 깊은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어쩌면 그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에 진정으로 기도를 드리지 못하고 의무적으로 기도드리는 저의 모습과 제가 생각했던 기준과 다르게 나의 그릇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이전의 견고한 진들을 많이 무너뜨렸지만 아직까지도 어떤 일이든 끝장을 봐야 적성이 풀리는 제 성향에 무리하여 그동안 축척된 피로에 삶의 권태를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나를 위해서 무조건 참여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신청하게 되었는데 참여하고 나서도 상황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특별히 감사했던 것은 작년 12월 말에 교통사고를 크게 났었는데 양측에서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여 두차 모두 폐차를 할 정도로 큰 사고였지만 감사하게도 제가 수련회를 참가하고 싶은 열망이 큰 것을 하나님께서 알아주셨는지 큰 사고에 비해 신체적으로 크게 다치지 않고 수련회를 다녀올 수 있도록 지켜주심에 감사했습니다. 또 제 형편에 맞게 중고 경차를 구매하였는데 경차를 타고 경주를 오고갈 때도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19년만에 방문한 경주의 하늘은 미세먼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맑고 깨끗하여 기분좋게 수련회 장소에 도착하였는데 이미 전국에서 모인 50개의 교회, 205명의 싱글 목자목녀님들, 예비목자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어 50대부터 생각보다 많이 앳되어 보이는 사람들까지 보였습니다. 전국의 각 교회 싱글 목자목녀님들을 보게되니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지고 그냥 이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은혜였고 수련회에 참여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박 3일이라는 기간동안 여러 특강과 간증들을 통해 느낀 것은 지역별로 주최한 목자수련회와 달리 싱글목장에 초점이 맞춘 수련회이다보니 지금까지 목자를 하면서 목자로써, 또 청년으로써 궁금했던 부분들을 속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고 목자목녀라면 한번쯤은 공감할 내용인 매 주마다 목장을 하지만 목장 식구들이 많이 참여하고 적게 참여하고, 또는 아예 참여하지 않는 날에 대한 부분들이 목자목녀가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하는 고민들이 한번쯤은 있었을텐데 특강에서 명쾌한 답을 제시하였습니다. 그것은 “많으면 풍성해지고, 적으면 깊어지고, 없으면 할렐루야 아멘!, 식구들 안오면 다른 싱글목장 탐방도 한번 가고, 밥도 묵고, 사우나도 가고, 너희 없어도 마 놀러갔어!”, “왜 이렇게 내 마음을 최선을 다하다가 마음을 스스로 다치게 하느냐고, 열심히 하지마! 야야 대충해!” 라며 약간의 우스갯 소리로 목자목녀들 마음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해주었지만 그 말에 모든 목자목녀들이 위로를 받은듯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한번도 그런 경험은 없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시간은 조모임이었는데 사실 특강과 간증도 은혜였지만 전국에서 목장을 섬기는 목자목녀님들의 삶이 궁금했었습니다. 제가 속한 조에는 50대의 목자목녀님부부, 20대와 30대 싱글 목자님 한분씩 계셨는데 각자의 삶들을 나누면서 느낀 것은 싱글 목장의 특성상 목자목녀가 거의 90% 이상을 물질과 시간을 목장 식구들을 위해서 헌신하게 되는데 목자목녀님들 한명 한명마다 세상적인 기준에서는 남들이 봤을 때 물질적으로 누군가를 섬기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고 당장이라도 목자를 그만둘 수 있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는데 여기 계셨던 한분한분마다 그럼에도 목장 식구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섬기는 것에 대한 기쁨이 넘치다 못해 자신한테 한 푼이라도 쓰는 것은 그렇게 아깝다. 하시면서 목장 식구들에게 쓰는 것은 아깝지 않다는 말과 특히 50대 목자목녀님 부부는 목장 식구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20대의 연인들이 데이트 할 법한 옷차림과 젊은 사람들이 어떤 취향이 있는지 항상 유튜브와 목장 식구들에게 늘 물어보며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저 또한 깊은 공감과 한편으론 “이것이야말로 싱글목자목녀의 숙명인가”하는 약간의 식은땀이 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선 왜 저를 목자로 세우셨는지, 또한 목자를 세우기까지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놓고 분가시켜주신 목자목녀님을 비롯한 그 당시 함께 했던 목장 식구들까지 부족한 나에게 보내 주신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순간 울컥하면서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과거가 다 있지만 저 또한 앞 길이 창창할줄만 알았던 특목고 진학 이후에 대학 진학을 삼수 끝에 중앙대 음대 합격소식과 곧바로 한달 뒤 군입대, 군대에서 심한 폐결핵으로 10년동안 전공한 음악을 육체적 아픔으로 인해 대학을 가보지도 못하고 자퇴, 새로운 진로 결정에 대한 방황과 삼수를 하면서 정말 하기 싫었던 수능을 또 다시 9개월 준비, 기적처럼 예비 9번으로 전문대 합격, 그리고 4년제 대학 편입과 늦은 나이의 졸업, 그리고 3년 조금 넘은 힘들고 외로웠던 취업준비 끝에 작년 7월에 사회초년생의 시작까지 저의 20대와 30대초는 어느것 하나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은, 조금의 편안함도 허락하지 않았던 지난 20대의 삶에서 저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은 목자 하나였습니다. 또한 목자를 하면서 취업 준비로 인해 느낀 재정적인 압박감과 여러 가지 이유의 아픔들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서 더 열심히 목장을 섬겼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목자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내 힘으로 하나님의 일을 절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지금까지도 저를 낮아지게 하시고 제 욕심으로 붙잡고 있는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과거에 대한 후회들이 저의 아픔으로만 치부했었다면 목자를 하고 나서 이전의 아픔들이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아픔들은 결국 저의 소중한 간증이 되어있었고 이런 간증들을 싱글 목장의 필요에 쓰임받을 수 있도록 해주신 하나님의 계획에 감사했고 개인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만들었던 이유중 남들보다 시행착오가 많았던 20대의 경험들이 지금 현재를 기준으로 세상적인 시선에서는 남들보다 시작이 늦고 앞으로가 막막하다고 느껴질 언정 하나님의 시선에서는 이제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저에게 늦은 것이 아니라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라는 말처럼 앞으로 큰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땅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목자는 짧게 하고 난뒤에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목자를 계속해서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상황을 만들어 가신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과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또한, 저는 현재 9명의 목장식구들을 섬기고 있는데 저에게 없는 부분들을 목장 식구들 한명한명마다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저의 부족함을 목장 식구들이 채워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있어서 목장과 목장 식구들은 저의 삶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저는 목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청년으로써 앞으로도 지나가야하는 과정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목장식구들에게 삶의 경험과 지혜로 조언을 해주면서 이끌어 갈 수는 없지만 목자도 같은 청년이니 같은 고민으로 역경을 겪을 수 있지만 오히려 같은 고민이니 목자가 먼저 얼마전까지 겪고난 뒤에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들을 얘기하거나 또는 함께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목자로 쓰임받기를 결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다시 한번 저에게 있어서 싱글목장의 존재목적과 다음세대를 준비시키는 곳이 싱글목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떻게 현명하게 이끌어 가야할지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저를 뒤돌아보면서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 없이는 싱글목장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깊은 감사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하였습니다.
끝으로 늘 기도와 격려로 힘이 되어 주시는 심영춘 담임목사님과 이정란 사모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번 수련회에 2박 3일동안 함께했던 정현우 전도사님, 혼자가 아닌 함께 해서 더 즐거웠고 수련회를 통해 진솔한 얘기들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5년동안 함께해준 목장 식구들, 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목자의 진심을 누구보다도 알아주고 옆에만 있어도 힘이 되어주는 식구들이 있어서 목자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하나님 안에서 귀하게 쓰임받는 자녀로 세워지기를 기도로 함께하겠습니다.
조금 길었지만 저의 부족한 간증을 들어주신 모든 성도님들 하늘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4.03.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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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빈 목자님 너무 귀합니다. 목자님을 통해 제자가 세워지길 기도합니다 ~^^
주님 안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