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보고서(천안아산제자교회)
연수일자: 2019년 5월 10일 ~5월18일
연수자: 시드니성서침례교회 김진수 목사, 김옥영 사모
처음 제자교회 연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앞서 제자교회 연수를 받으신 천안성서침례교회 이호준목사님이 강력 추천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더 큰 동기는 가정교회로 전환한지 7년이 되었을 때, VVIP(교회 다니지 않는 불신자)전도는 되지 않고 목장 식구들의 지속적인 변화가 없어서 목자들이 한계를 느끼며 피로감이 누적되어갈 때, 그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연수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연수를 받기 전에, 먼저 심영춘목사님을 우리교회에 강사로 초대해서 목자 목녀 기초다지기를 했습니다. 심 목사님의 강의에 목자 목녀들이 큰 힘을 얻었습니다. 담임목사 리더십과 목장 사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심 목사님이 우리교회에 다시 오셔서 가정교회 부흥회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때는 오히려 심 목사님께서 달라진 우리교회 의 분위기를 보시고 놀라셨습니다. 심 목사님이 “시키는 대로 해서 되는 교회의 모델”이 되었으니 우리도 심 목사님처럼 해 보고 싶었습니다.
심 목사님에게 배운 우리 부부는 천안아산 제자교회 목자 목녀들의 사역 현장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배우고 싶었습니다. 연수를 받으면서 느끼는 것은 휴스턴서울교회 연수가 “보고 배우는 연수”라면, 제자교회 연수는 “듣고 배우는 연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쪽집게 과외처럼 어떻게 해서든지 잘 해 나가나도록 도와주시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져서 고마웠습니다. 가정교회에 이런 목사님과 교회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고마웠습니다. 한 주간 동안 연수를 통해서 보고 듣고 배우며 느낀 것들을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씨를 뿌리기 전에 토양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2010년 절박한 마음에 가정교회를 만나서 얼마나 좋든지 서둘러 가정교회 정신을 받아 들이고 모든 것을 이해한 것 마냥 성급하게 시범목장을 선보이며 전환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수년간 애타게 변화와 열매를 고대했습니다. 구색은 맞췄지만 그 가운데 생명의 열매보다 점점 피로감이 더해져 갔었습니다.
연수 첫날 저녁에 다른 일정이 없어서, 카자흐스탄 목장(장한수목자 박선영목녀) 탐방을 갑작스럽게 신청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안될 것 같았는데, 목자님이 흔쾌히 허락을 해 주어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목자님 댁에 장애를 가진 딸이 있는데 또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가 한 명 더 왔습니다. 내가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목장 분위기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목자 목녀님의 모습에서 너그러운 포용력과 강력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애아들이 목장 활동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불편해 하지 않고 오히려 정겹게 바라보아 주는 눈길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런 모습은 다른 목장 탐방 때에도, 아동부 주일예배와 수요일 기도회에서도 반복이 되었는데, 하나같이 모든 성도들이 가족 그 이상의 가족으로 보듬어 안아 사랑하는 분위기(영성)였습니다. 규칙보다 더 강한 사랑과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는 생명력이 느껴져서 감동이 되었습니다.
이런 수용성은 담임목사님을 비롯한 여러 다른 목자 목녀들의 모습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밭이 착해서 무슨 씨를 뿌려도 싹이 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 목사님은 가정교회를 전환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이 토양작업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100% 동의가 되었습니다.
2. 착한 사람이 강해지는 법은 원칙을 세우고 원칙대로 하는 것이다.
심영춘목사님을 2번에 걸쳐 우리교회 강사로 모시고, 또 연수를 와서 만남을 거듭하면서 느끼는 것은 (훈련소 조교같은?)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무엇이든지 나눠주고 싶어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서 연수관을 지은 이유도 한 사람의 목회자를 도우면 한 교회를 돕는 것이라는 착한 발상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런 착한 사람이 강해지는 법은 원칙을 세우고 그 규칙대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름 원칙이 있어도 문서화된 규칙이 없어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시행하면, 따르는 사람들에게 불만이 쌓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심 목사님에게는 매우 구체적인 매뉴얼이 있었고, 거기에 따른 방대한 분량의 레시피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 철저함에 탄복했습니다. 강의하다가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레시피를 수정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나누다가 다른 사람들의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원칙에 따른 규칙들이 세워지고 그것들을 문서화해 두니 따르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규칙을 따르라고 하는 것은 잔소리가 아니라 다함께 지켜가야 할 소중한 규칙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두번 말하는 것은 잔소리같이 들리지만 지속적으로 말하면 중요한 규칙이 된다고 합니다.
3. 최고의 섬김은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정에 나오는 첫 번째 면담을 하는 날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젊은 목자 목녀가 자녀 셋과 함께 우리를 식당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넓은 식당에 어린이 놀이터까지 겸비된 식당이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세 아이중 위의 두 아들들이 자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순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면담이 될 수 있을까 하는 편협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세 자녀를 돌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면담을 진행시켜 나가는 목자 목녀의 초연한 모습에 놀랬습니다. 젊은 목자 목녀 앞에서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동시에 한순간 그런 생각을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먼저 목자를 했던 자매는 남편을 목자로 세우기 위해서 목자로 섬기는 것을 내려놓고 자신은 목녀로 또는 찬양대 보컬로 섬기고 있었습니다. 주일 예배 때 온 맘 다해 찬양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는데, 뒤에 찬양인도자와 면담할 때, 들은 이야기는 숙연한 마음까지 들게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한 아이는 등에 업고 또 한 아이는 옆에 세우고 찬양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내 아내도 면담을 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목녀님의 삶이 이 시대 우리 크리스천들이 장애아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줘도 되는 교회, 다른 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품고 사랑하는 교회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 두 교회 – 목장교회와 주일연합교회
주일연합예배에 대해서 큰 기대가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참석하는 2시간 30분 가량의 주일예배에 대해서 소문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연수에서 자세히 살펴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60여명의 성도들이 단봉선으로 일본에 가고 없어서 전체 예배 시간이 1시간 30분에 그쳤습니다. 못내 아쉬웠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주일에 두 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각 목장을 섬기는 목자 목녀님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주일연합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5. 예수영접모임 – 사전 사후 일이 중요하다.
VIP 한 사람이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도와주는 일에 잘 짜여진 각본이 있었습니다. 불신자가 목장에 왔을 때, 목자는 그를 목사님과 면담하도록 이끌었습니다. 담임목사님은 그가 연합교회 에 등록하려면 목장 참석과 예수영접을 하고 생명의 삶 공부를 하게 만듭니다. 이 때 예수님을 영접하기로 결심한 사람이 예수영접모임에 참석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여졌습니다. 그래도 예수영접모임 시간이 거의 3시간(동기부여하는데 1시간, 복음 설명이 1시간, 영접하고 성장을 위한 안내가 1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자세한 설명을 했습니다. 단순한 복음 설명 정도가 아니라 복음을 믿고 복음의 삶을 살도록 그 시간에 다 설명하였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오랜 시간 예수영접모임을 하는데도 그 사람들이 지루해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이 울면서 감사 기도를 드린 후에 마무리가 되었을 때, 문 밖에는 목장 식구들이 축하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목장 식구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떠나가는 그 자매가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6. 생명의 삶 – 단순한 선포(가르침)이 아니라 삶의 열매를 맺게 한다.
생명의 삶 공부에 참관하면서 가장 놀라운 것은 그동안 교회에서 생명의 삶공부를 인도해 오면서 교재에 나와있는 대로 충실하게 3가지 목적만 가르쳐 왔는데, 그대로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정신은 살리면서 더 연구하고 개발해 나가는 심 목사님의 지혜에 감복했습니다. 심 목사님은 생명의 삶 공부에서 3가지 목적에 더해서 몇 가지를 더 가르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한 전략을 가지고 가르쳤습니다. 더 깊은 생각(연구)을 하면서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7. 수요기도회 – 가정교회 네 기둥이 내포되어 있는 메시지와 가정교회 목적을 이루게 하는 기도제목들로 기도하는 기도회
심 목사님의 설교는 성경 본문에 충실하면서도 가정교회 네 기둥을 군데 군데 내포하고 있는 설교였습니다. 영혼 구원 제자 삼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성경도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요일 기도회에서 정신이 번쩍 들게 놀란 것은 설교 후에 기도 시간이었습니다. 30분 가량 이어지는 기도 시간은 매번 한 가지씩 기도 제목을 담임목사님이 말씀해 주시고 “주여!” 짧게 외친 후에 다같이 소리내어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기도 제목을 들으면서 그렇게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도 제목이 구체적이고 성취 여부의 평가가 가능할 정도의 선명한 제목이었습니다.
8. 목자 목녀 면담 – 장한수목자 박선영목녀, 차규성목자 박미애목녀, 최덕남, 박승신목자 경미숙목녀의 면담의 내용을 모두 다 말하기에는 지면이나 시간적 제약이 많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삶과 사역이 오늘날 천안아산제자교회를 있게 했다고 생각됩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헌신적으로 시간을 내어 우리의 삶을 나눠주시고 여러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 주신 목자 목녀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9. 베트남 목장 탐방 – 어린이 목자의 헌신이 놀랍다.
우리교회도 가정교회 전환 9년 정도되었으니 목장 모임이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어린이 목자의 역할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이번 목장 탐방에서는 어린이 목자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서 눈여겨 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목장을 탐방한 2개 목장의 어린이 목자 2명이 이란성 쌍둥이였습니다. 베트남 목장의 어린이목자가 누나이고, 카자흐스탄목장의 어린이목자가 남동생이었는데 그 목장의 요청으로 파견을 나가서 어린이목자로 섬기고 있었습니다. 어린이 목자들은 어린이 삶공부를 통해서 영적 성장이 이루어진 것 같았습니다. 목장에 참석한 어린이 목자에게 “어떻게 어린이들을 돕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대답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 주면서 놀아준다고 했습니다. 참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주일연합예배에서도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노트하는 모습이나 예배 드리는 모습이 다른 어린이들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미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셔서 여독이 아직 풀리기도 전에 연수받으러 오신 분들을 매일같이 열강에 열강을 이어가 주신 심영춘목사님, 아침마다 따뜻한 국을 끓여 오셔서 섬겨 주시고 수시로 드림 커피로 섬겨 주신 이정란 사모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연수관 사역팀장으로 섬겨주신 박승신목자님 경미숙목녀님의 섬김에 감사드립니다. 시드니에서부터 자랑하셨던 삼일반점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까지 그 깊고 오묘한 맛을 보여주시고 첫날 일정에도 없는 목장 탐방을 허락해 주셔서 세상에 둘도 없을 귀한 영성의 목장을 경험하게 해 주신 장한수목자님 박선영목녀님 감사합니다. 시드니에서 간증하신 그대로였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었습니다. 목자 목녀 면담을 통해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신 태국목장 문승주목자 김은혜목녀님 감사합니다. 출장길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던 이순환목자님 그러나 그 빈자리에 목장 식구를 대동해서 섬겨주신 네팔 목장 김은실목녀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만난 일이 없지만, 공교한 솜씨로 저의 떨어진 구두 굽을 갈아주신 안기환목자(장영신목녀)님 에게 감사드립니다. 목장 탐방의 진수를 보여주신 베트남 목장의 차규성목자님 그리고 오묘한 아카시아 차 맛을 보여주신 박미애목녀님 감사합니다. 집을 오픈해서 목장에 초대해주신 이명화자매님과 아들 박환빈(VIP)형제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베트남 목장에서 목자님을 비롯해서 목장 식구들이 사랑하며 금식기도로 섬기는 강석포형제님을 위해서 저도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일일이 다 말씀 드릴 수 없는 천안아산제자교회 성도 여러분, 눈에 보이게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모로 섬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복 많이 받으십시오. 심 목사님은 목회자세미나 에 참석해서 헌신기도 시간에 최영기목사님께서 이런 기도를 해 주셨다고 합니다. “시키는 대로 해서 되는 교회의 모델”이 되게 해 주소서! 저도 기도합니다. 그 교회의 재생산이 되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