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사원원장이신 휴스턴서울교회 이수관목사님의 글을 옮깁니다.)
사막 마라톤에 대해서 들어 보셨나요? 일반 마라톤은 42.195Km를 달리는 것이지만, 사막 마라톤은 그 보다 훨씬 먼 거리를 극한의 조건에서 달리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세계 이곳저곳에 사막 마라톤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원래 유명한 세계 4대 사막 마라톤은 사하라 사막, 몽고의 고비 사막, 칠레의 아카타마 사막, 그리고 남극에서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 중에도 ‘마라톤 데 사브레’는 사하라 사막을 7일간 250Km를 달리는 대회로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낮에는 40-50도를 올라가는 불볕더위와 싸우고 밤에는 때로는 영하 가까이로 떨어지는 추위를 견뎌야 합니다. 레이스에 필요한 음식과 의류 등은 본인이 작은 배낭에 넣고 달려야 하고, 필요한 물과 텐트는 구간 구간에 설치된 포인트에서 제공합니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매력이라는 이 사막 마라톤은 참가비도 4천불 가량 되고, 레이스 도중에 사망하는 사람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참가인원은 해마다 늘어서 지금은 1,000명 이상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마라톤을 달리면서 선수가 사망에 이르는 이유 중에 하나는 수분의 지속적인 공급을 잊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달리는 사람은 다음 포인트에서 물이 공급될 때까지 현재 가지고 있는 물을 모두 소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주기적으로 물을 마셔 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달리는 사람은 자칫 눈앞에 닥쳐 있는 더위나 추위, 그리고 바람 등으로 인한 육체의 고통과 싸우다 보면 목마름을 느끼지 못하고 물을 마시는 것을 쉽게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결국 쓰러져 죽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목숨을 잃은 이유는 더위나 추위 등으로 인한 육체의 고통이 아니라 수분이 부족했기 때문인데, 확인해 보면 수통 속에는 여전히 물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눈앞에 어떤 고통이 있든지 간에 물은 계속 마셔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비록 그 고통을 참아 내느라 갈증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지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영적인 원칙을 생각해 보도록 만듭니다. 우리의 영적인 자아는 생명의 물이 지속적으로 공급이 되어야 합니다. 즉 기도, 말씀 묵상, 찬양과 같이 우리가 하는 경건 연습이 우리의 영적인 자아에 생명의 물을 공급합니다. 또 목장 속에서 삶을 나눔으로 받는 은혜, 또 예배로부터 받는 은혜 등, 공동체로부터 받는 은혜가 우리의 영적인 자아에 생명의 물을 공급합니다. 그리고 사역을 통해서 교회를 섬기고 사람을 섬길 때 오는 기쁨이 우리의 영적인 자아에 생명의 물을 공급합니다. 이 생명의 물은 주기적으로 우리 영혼에 부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눈앞에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갈증을 잊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문제를 해결하느라 이 생명의 물의 공급을 끊습니다. 기도를 멈추고 말씀을 읽는 것을 멈추고, 지금은 너무 힘드니까 당분간은 목장을 쉬겠다고 하고, 때로는 예배도 듬성듬성 빠집니다. 사역은 당연히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쉬면서 우리는 눈앞에 있는 위기를 극복하려고 애를 쓰지만 사실은 바로 이 생명의 물의 중단 때문에 우리가 죽어가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생명의 물의 공급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바쁜 일이 있다고 경건의 시간을 멈추어서는 안 되고, 시험이 왔다고 목장을 멈추거나 예배의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됩니다. 무슨 일이 있던지 간에 은혜의 자리에 있음으로써 우리의 영혼에 영적인 생수를 공급하는 일을 계속해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사실은 우리가 롱런 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