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본 영화중에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더 리벤지’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변호사 일로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는 아버지는 번번이 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항상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결국 일이 벌어졌습니다. 급하게 처리해야할 회사 일을 하느라 딸이 출연하는 학예회에 가기로 한 약속을 끝내 지키지를 못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아내와 딸은 학예회 후에 아버지 없이 저녁 식사를 한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살해를 당하게 됩니다. 충격과 죄책감으로 인해 괴로워하던 아버지는 범인을 잡기 전까지 침묵하기로 서약합니다. 그것은 가족들에게 늘 말만하고,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이기도 했습니다.
고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세 종류의 사람이 보인다고 합니다. 첫째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 일을 함께 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입니다. 둘째는 함께 하지도 않으면서 이말 저말 말만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셋째는 아예 자기 일이 아니라고 보이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아닌 사람은 두 번째 사람과 세 번째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생각할 때 두 번째 사람과 세 번째 사람 중에 누가 더 아닌 사람일까요? 저의 생각은 두 번째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말에 ‘같이 하지 않으려면 가만이나 있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이 하지도 않으면서 말로 이것저것 참견해서 하려는 사람의 힘까지 빼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럴 때에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괜히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왜 저러시나.”, “말할 시간이 있으면 기도나 한 번 더 해주시지”
제가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 가운데 말 많고 행동이 없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있습니다. 말은 잘하고, 틀린 말은 없는데 그 사람의 행동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작은 것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잘못까지도 합리화 하려고 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말은 잘한다. 어떻게 행동은 없으면서 저렇게 말을 잘할 수 있지.” 그런 사람을 보면서 계속 다짐해 온 것은 ‘나는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도 사람을 세우면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말과 행동의 비중입니다. ‘말은 많이 하고, 행동은 적게 하는지’, ‘말은 적게 하고, 행동을 많이 하는지’. 그것은 주님께서 사람을 보시는 기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한 것은 우리 교회 성도들 중에 말만 많이 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교회에는 그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섬김을 당연한 줄 알고, 무슨 일이든 함께 하고자 하는 의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말 많은 사람을 제가 싫어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저의 한결 같은 생각은 천안아산제자교회에서 말 많이 하는 사람은 담임목사 하나로 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굳이 담임목사보다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나 교회에서는 말보다 행동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보다 순종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