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들 앞에 서서 무엇을 하는 것을 아주 불편해하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앞에 서서 무엇을 하게 되면 거기에 따라 여러 가지 부담을 져야 하는데 그것에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앞에 서서 무엇을 하려면 여러 가지 감당해야 할 부담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하기 위하여 시간을 내어야 하는 부담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물질적 희생을 해야 하는 부담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앞에 서게 되면 어떤 것에 대해서는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부담이 그것입니다.
실제로 교회를 개척하고 지금까지 노회 임원도 여러 번 해야 하고, 노회장도 몇 번을 했어야 하는데 제가 그 자체를 오랫동안 피해왔습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노회에서 부노회장을 맡고 있지만 정말 할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맡게 된 것입니다. 부노회장이라는 자리가 부담을 져야 하는 위치인 것은 맞지만 그래도 저의 사역 특성상 시간을 내어야 하는 부담에서는 다른 자리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가 가정교회를 하면서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앞에 서서 무엇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역목자, 평세/목세강사, 컨퍼런스강사, 한국연수원원장, 가정교회이사, 지역초원지기까지 맡게 된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를 하면서 성장해왔고,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 안에서의 비중이 그 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지금은 앞에 서있는 사람이 감당해야 할 모든 부담을 다 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시간도 내야하고, 물질적 희생도 감당해야 하고,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합니다. 어느 것 하나도 거절하기도 싶지가 않습니다. 만나달라고 하면 만나주어야 하고, 강의해 달라면 강의 해주어야 하고, 참석하라고 하면 참석해야 하고, 후원을 요청하면 후원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혼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에 서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구나. 정말 할 수 있는 사람이 하고, 할 수 있는 교회가 해야 하는 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니 오랜 시간 앞에 서서 무엇을 해오고 있는 목사님들과 교회에 대하여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그 일을 오랜 시간 해왔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와 우리 교회가 그렇습니다. 앞에 서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계속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회에서도, 가정교회에서도, 기독교연합회에서도, 총회에서 그렇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저의 상황도 있고, 우리 교회도 상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그렇고, 교회도 그렇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은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의 집회와 강의도 그렇고, 우리 교회가 주최하는 평신도와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도 그렇고, 여러 가지 재정적 후원도 그렇습니다.
감사한 것은 저도 그렇고, 우리 교회도 그렇고, 앞에 서서 무엇을 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게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가정교회 하기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인데 가정교회 하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가정교회 하면서 성장했고, 가정교회 하면서 단단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왕에 부담을 지는 것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기쁨으로 계속 감당해내면 좋겠습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