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행복한 일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저에게 손녀가 생긴 것입니다. 마음은 간절히 원했지만 며느리에게 부담을 주면 안된다는 사명감에 기도하면서, 며느리를 편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며느리가 아기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 며느리는 계속해서 태에 있는 손녀의 사진도 보내주고, 영상도 보내주었고,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생명의 경이로움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욱 태어날 손녀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 손녀가 지난 3월 21일에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첫 사진을 보내왔는데 그 느낌이 참 묘했습니다. 뱃속에서 갓 나와 찡그런 얼굴이었는데 제 눈에는 넘넘 예쁘게 보였습니다. 그 이후 매일 매일 매일 손녀 사진을 며느리가 보내왔는데 사진을 보면서 혼자서 ‘헤헤’거리고, ‘히죽히죽’ 웃는 재 모습이 내가 생각해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옆에서 사모님이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면 ‘그냥 웃음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두 자녀에게 ‘아빠는 절대 애 안 봐줄꺼니까, 절대 나에게 맡길 생각을 하지마라.’고 했는데 제가 그 말을 못 지킬 것만 같습니다. ‘손자손녀 자랑하려면 돈 내놓고 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왜 그 말을 하시는지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만나는 분마다 그러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돈 내놓라고 하실 것 같아서 이번 한번만 보여드리겠습니다.” 빨리 가서 안아보고 싶은데 산후 조리원의 면회가 불가하고, 면역력이 생길 때까지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손녀를 처음 안았을 때 느낌이 어떨 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들이 다음 주에 목사 안수를 받게 됩니다. 사모님이 아들을 가진 직후에 저에게 ‘아들을 목회자로 드리겠다고 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저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저는 아들이 목회자가 아닌 다른 삶을 살 것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삶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날 아들은 새벽기도를 가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신학교를 가라‘는 음성이었습니다. 아들이 저에게 그 이야기를 할 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음성이 맞았습니다. 하나는 저의 목회를 보면서 ’아빠처럼 영혼구원하고 사람을 세워가는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들을 향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계속 되었기 때문입니다. 극적으로 신학교에 합격하게 하셨고, 학업도 열심히 해서 졸업할 때에 성적으로 총장상도 받았고, 평생의 반려자도 신학교에서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들이 전도사, 강도사를 거쳐 다음 주 월요일(4/18)에 목사 안수를 받게 됩니다. 바라는 것은 저를 이어서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세우고, 확장시켜가는 일에 더 크고 귀하게 사용되는 것입니다.
저의 아들은 단순히 심영춘 목사의 아들이 아니라 여러분의 자녀와 같이 제자교회 안에서, 제자교회를 통하여 세워진 믿음의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여러분 자녀들에게 있어서 앞서가고 있는 믿음의 선배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저를 위하여 기도하듯이 아들을 위해서도 생각날 때 마다 기도해주시고, 목사 안수를 받는 날에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축하해주시고,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함께 가서 천안아산제자교회 출신으로 최초의 목회자가 되는 한 사람을 격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일들의 시작이 될 수 있기에 교회 차량도 그날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