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떤 일을 한번 하겠다고 결정한 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변경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는 어떤 일이든 생각을 많이 한 후에 한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저에 대한 성도들의 신뢰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든지 하면서 살아온 저의 삶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해야 할 때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을 하기로 결정했으면 그 일을 할 수 없게 하는 어떤 변수를 만나게 되도 쉽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됩니다. 지난 해 8월의 평세를 포기하지 않고, 11월로 옮겨서 했던 것도 그런 것이고, 1월에 했던 세겹줄 기도회도 포기하지 않고, 영상으로라도 했던 것이 그런 것이고, vip초청 설날 큰잔치도 초기하지 않고, 2월로 옮겨서 했던 것도 그런 것입니다. 올해 5월의 단기선교도 안된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가 완화되어 갈 수 있다면 날짜를 변경해서라도 가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최근만 아니라 지난 23년간의 목회도 그랬습니다. 그러기에 저와 오래 신앙생활을 함께 한 분들은 그런 저의 원칙을 알아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야 하는 지 결정과정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내어도 제가 그 일을 하기로 결정한 후에는 다른 의견을 내지 않습니다. 한번 하기로 했으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제가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목회자 세미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도도 계속 하고 있고, 준비도 계속하고 있고, 이제는 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세미나 일정을 한 달로 연기했습니다. 왜냐하면 종교단체(연합단체) 행사는 방역지침서대로 2단계에서 49명, 1.5단계에서는 99명까지 가능하기에 문제가 되지 않고, 가정에서 모시는 것도 잠만 주무시고, 아침에 일찍 나오시고, 저녁에는 자녀들이 잠자는 시간에 들어가서 주무시기만 하시면 5인 이상 집합금지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고, 조모임이나 목장 모임도 대면참여와 비대면 참여로 하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데 가장 걸리는 것이 5일 동안 식사를 섬기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당에서는 어차피 불가하기에 연합행사인 경우 5인 이상 단체 식사도 문제가 되지 않아 지난 평세처럼 교회 건너편 식당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세미나 일정을 연기한 가장 큰 문제는 다수의 인원이 5일 동안 점심 저녁으로 식사를 할 때에 민원 소지가 발생할 수 있어 그럴 때마다 공무원들에게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것에 불편함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5인 이상 집합금지가 해제될 것을 기대하며, 한 달 뒤인 3월 23일(화)부터 3월 28일(주일)로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그렇지만 담임목사로서 마음은 많이 무거웠습니다. 정해진 일정이 변경이 되면 교회 그리고 저 자신 그리고 성도들의 일정도 변경해야 하고, 등록하신 분들에게 양해도 구해야 하고, 다시 일정도 변경하게 해야 하고, 준비하는 일정도 늘어나고, 변경에 따른 내용과 변경 이유도 국제가사원에 설명해야 하고, 일정 변경이 안 되어 못 오시는 분만큼 추가 모집에 관한 국제가사원 홈피에 광고도 해야 하고, 추가 하는 분들의 등록도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세 진행부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에 대한 결정을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감사한 것은 장로님을 비롯한 운영위원들과 목자목녀들 그리고 성도들이 저에게 보여주는 신뢰입니다. 누구하나 저에게 목세 일정 연기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누구보다 담임목사인 제가 교회 일에 대하여 더 많은 기도와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면 제가 더 많이 하고, 성도들을 생각하면 제가 더 많이 합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합니다. 그것은 어떤 개인의 의견이 있다 할지라도 최종 결정은 담임목사로 하여금 하게 하는 것입니다. 권위의 질서 아래 교회에 대한 최종 책임을 하나님께서 담임목사인 저에게 맡겨주셨기 때문입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