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때 가정교회를 목회의 한 방법, 교회 성장의 한 방법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정교회에 관한 책을 읽었어도 심지어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를 다녀왔어도 가정교회를 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교회 안에서 제자훈련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었고, 큰 성장은 아니었지만 교회는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가 가정교회는 목회의 한 방법이나 교회 성장의 한 방법이 아닌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인 신약교회를 회복하기 위하여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2년 전이었습니다. 그것을 알고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진작에 가정교회를 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워서 울었고, 교인들을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세워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미안해서 울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우리 교회가 신약에 나타난 교회 모습과 가까워지도록 하는 일에 온 마음을 쏟아왔습니다. 신약교회가 평신도가 목회하는 교회였기에 그러한 교회를 세우고자 했고, 신약교회가 건물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가정 중심의 교회였기에 그러한 교회를 세우고자 했고, 신약교회가 가족 공동체였기에 그런 교회를 세우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12년이 지난 이후 지금 우리 교회는 신약에 나타난 교회의 모습과 아주 많이 가까운 교회가 되었습니다. 평신도인 목자목녀가 평신도 목회자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교회를 목회하고 있고, 평신도 목회자인 목자 가정을 중심으로 교회를 이루고 있고, 그러한 가정 교회 안에서 가족 그 이상의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사랑하셔서 마치 신랑을 언제든지 맞이하기 위하여 등불의 기름을 여유 있게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같이(마25:1-13) 코로나19 같은 상황을 미리 준비하게 하신 것 같은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코로나19로 인하여 주일예배 중심적인 교회들에 비하여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7월 10일부터 정부는 방역을 이유로 유독 교회만을 대상으로 정규예배를 제외한 공식적인 소모임과 주일식사제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려 모든 교회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다른 집단의 모든 소모임과 다른 모든 곳에서의 음식 제공에 대해서는 그냥 두고, 교회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무슨 의도로 그런 말도 안 되는 조치를 내린 것인가?’ 하는 반발심과 의문을 갖게 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교회의 소모임이나 음식 제공으로 발생한 확진자가 전체 한국교회 수나 전체 한국 교회 교인 수에 비해 너무나 미미할 뿐 아니라(전체한국교회0.02%,전체한국교인수0,0051%), 지금 하루 확진자의 절반 이상은 해외입국자이고, 지역감염은 온 나라를 통틀어 20명 안팎이기에 교회만을 대상으로 행정명령을 내릴 정도의 긴급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마 조만간 교회에 내린 행정명령은 해제될 것이라고 생각되고, 그것을 위하여 계속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한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온다 해도 우리 교회는 여전히 건재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교회는 건물중심이나 주일예배 중심교회가 아니라 평신도인 목자목녀가 자신의 양들을 가정을 중심으로 목양하는 신약교회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약교회 시절 세상 권력의 위협과 무서운 핍박에도 불구하고 땅을 파고 들어가 살지라도 예수를 부인하지 않고, 순교의 자리로 가는 한이 있더라도 배교하지 않고, 여전히 자신의 양들과 함께 만남과 모임을 지속하면서 신앙을 지켜내게 함으로서 로마제국을 복음으로 점령하는 일에 기여한 신약교회 평신도 목회자의 모습을 우리 교회 목자목녀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교우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목자목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고, 목자목녀의 말에 순종함으로서 신앙을 지켜가기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자신의 신앙을 끝까지 지켜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