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서울교회 이수관목사님의 글을 옮겼습니다.)
1968년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이 했던 고전적인 연구가 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교장이던 레노어 제이콥슨과 함께 실험을 했는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열여덟 개의 학급 학생들에게 하버드대학 인지 능력 평가 시험을 치르게 했습니다. 이 시험은 학습과 문제 해결 능력을 좌우하는 어휘력, 추론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시험이었습니다.
평가 후 검사결과와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뽑은 후 그 명단을 선생님들에게 주며 이 아이들이 지적 잠재력을 지닌 학생으로 당장은 큰 차이가 없겠지만 학년이 끝날 때는 비범한 성취를 거둘 것이라고 암시를 주었습니다. 물론 무작위로 뽑은 학생들의 명단이었기에 실지로 지적능력이나 학업 성취능력이 높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로부터 8개월 후 다시 시험을 치루었을 때 놀랍게도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했던 학생들의 점수가 다른 학생들보다 크게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에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이 학생들은 다르다고 믿었던 ‘교사들의 마음’이 이들을 다르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교사들은 어떤 학생에게 잠재력이 있다고 믿을 경우, 그 학생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고 격려해서 자신감을 갖게 하고, 혹시 학생이 안 좋은 결과를 낼 경우에도 실망하는 대신 따뜻하게 대화하고, 더 신경을 써 줄 뿐 아니라, 따로 시간을 투자하여 꼼꼼하게 봐주어서 결국은 좋은 성적을 내도록 만들더라는 것입니다.
‘타인이 나를 존중해주고 또한 나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으면 나는 타인의 그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된다.’라고 정의되는 이 로젠탈 효과는 비단 어린 아이뿐 아니라 장교들의 훈련에도, 현대 경영에도 응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내가 매일 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배우자에게는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자녀들을 향해서는 어떤 마음인지, 또 목장 식구를 향해서는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말입니다. 결국 어떤 사람을 향한 기대는 우리가 그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별히 부모 여러분, 자녀에게 기대를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내 잣대로 판단해서 틀렸다고 마음먹고, 부족하다고 핀잔을 주는 것만큼 잘못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면에 대해서 기대를 품고, 그 기대를 문장으로 만들어서 표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개는 이러이러한 면이 참 뛰어나, 넌 분명히 이러이러한 사람이 될거야’ 라고 반복해서 들려주시고, 그런 것이 보일 때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그런 모습에 반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일 때에도 잘 될 것이라고 믿고 한 번 더 챙겨주고 더 신경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괜찮다, 너무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그 아이는 정말 기대하던 그런 아이로 자라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우리 부모님의 기대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고 감사해 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