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제자교회는 삶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첫째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팔아 제자교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삼일상가 4층에서 교회를 시작할 때 하나 밖에 없는 서울의 집을 팔았고, 가지고 있던 물질을 다 드렸습니다. 둘째는 저에게 주신 모든 열정을 바쳤습니다. 교회 밖에 몰랐고, 어떻게 하든지 교회를 성장시켜야 했기에 열심을 다하여 교인들을 가르쳤고, 사모님은 전도에 매진했습니다. 셋째는 교회를 위한 희생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개척한 지 5년 10개월 만에 조립식이지만 교육관을 건축하여 이전하게 되었고, 이후 3년 만에 본관을 건축하게 되었는데 건축비가 부족하여 살고 있는 집을 팔 수 밖에 없었고, 본관 4층 옥상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살게 된지가 벌써 13년이 되어갑니다.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여름에는 양철지붕이라 한낮에는 햇빛에 의하여 거의 4-50도까지 실내 온도가 올라가 에어컨을 틀어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았고, 장마가 올 때는 지붕과 천정 사이의 습도로 벌레들이 온 벽지와 바닥을 기어 다녔고, 겨울 같은 경우 차가운 바람에 완전히 노출되어 화장실 가는 것 자체가 두렵게 느껴졌고, 위풍이 심해 방 안 공기가 차가워 겨울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크게 불편해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라도 거처가 있다는 것이 감사했고, 새벽기도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교회에 오는 것도 편하게 할 수 있었고, 교회를 수시로 돌볼 수 있는 장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택을 이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첫째는 공간의 부족입니다. 청년 싱글목장을 위한 공간도, 친교 공간도, 삶 공부를 위한 공간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두 자녀들이 결혼하여 우리 부부 곁을 떠나기 전에 교회 건물이 아닌 독립공간에서 살아보기를 원하는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생각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도하면서 때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감사하게 올해 들어 운영위원회의와 제직회, 공동의회에서 만장일치로 동의해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곳으로 정해야 하는지, 규모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물론 교회당과 가까워야 하고, 두 자녀들로 인하여 최소한 방이 3개는 되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너무 바빴기에 사택을 알아보지 못하다가 최근에 알아보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재정적 부담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정한 것이 교회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불당동 리더힐스 31평이었고, 지난주에 운영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교회 명의로 계약을 마쳤습니다.
교회당과 가까운 포스코 아파트에 큰 평수도 있는데 가격대에서도 차이가 나는 불당동 리더힐스의 작은 평수로 정해야만 했던 이유는 계약한 리더힐스 역시 교회당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것과 교통과 생활 편의 때문이었습니다. 사택은 한번 정하면 특별한 경우 아니면 옮기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한번 정할 때 잘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때에 교회당과 가까운 위치와 함께 저는 주로 교회 사무실에 밤늦게까지 있는 시간이 많기에 학업으로 인하여 대중교통을 타고, 밤늦게 집으로 귀가하는 두 자녀들과 차량이 없는 사모님의 교통편의와 생활편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사 날짜는 내년 2월 25일입니다. 그 때까지 잔금에 필요한 모든 부분들이 잘 해결되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사택에서 사용하는 것들은 대부분 얻거나 주워다 쓴 것들이어서 가져갈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것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