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바쁜 삶을 아는 분들이 저에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목사님. 힘들지 않으세요?” 그러면 저는 언제나 이렇게 말합니다.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시 이렇게 물어 봅니다. “정말 힘들지 않으세요” 그러면 저는 같은 대답을 하게 됩니다. “정말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저에게 질문한 대 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누가 보아도 힘들 것 같은데 힘들지 않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힘듭니다. 지금 저의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삶의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든지,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난다든지, 여유를 가져야만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을 거의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의 바쁜 삶을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삶의 여유를 가지는 것보다 제가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을 하는 이상 덜 중요한 것을 못한다고 힘들다고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교회의 성도들이 주일 오후에 공을 찹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하루 종일 교회 섬기고 피곤할 텐데 내일 출근을 위해서 일찍 집에 들어가 쉬지 왜 저럴까?’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집에서 쉬는 것보다 공을 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등산을 합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올라갔다 내려올 것을 왜 저렇게 힘을 쓰면서 올라깔까?’ 합니다. 이유는 다른 것보다 등산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느 해 모든 목자 목녀 면담을 하는 중에 어느 목자님에게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목자하면서 힘들지 않으세요” 그 때 그 목자님의 대답은 ‘힘들지 않습니다.’ 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의아해 하면서 ‘정말 힘들지 않으십니까? 내가 볼 때 목자로서 사역하면서 힘들 것 같은데 왜 힘들지 않다고 대답을 하나요?” 하고 되물었습니다. 그 때 목자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사실 목자하면서 힘든 적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목자 사역이 힘들지만 힘들다고 느껴 본적이 없습니다. 힘들지만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다면 힘든 것이 아니지요” 저는 그 목자님의 대답을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목자 사역의 힘든 것보다 목장 사역의 더 중요함을 그 목자님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난 주 호주 브리즈번에서 부흥회를 하면서 저를 접대하고자 하는 한 집사님을 만났습니다. 식사 후에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분의 취미는 자전거 타는 것이었습니다. 그 자전거는 산악 자전거였고, 그 집사님은 일부러 힘든 산을 자전거로 타고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자전거는 힘들게 타야만 건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게 자신은 한번도 자전거를 타면서 힘들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때 늘 알고 있었지만 다시 깨닫게 된 진리 하나는 자신을 희생할 때에 몸이 건강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 교회가 건강한 교회인 것은 주님과 교회를 위하여 희생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힘들지만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