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컨퍼런스 ‘가정교회 원리와 실제’ 강의 이후 목소리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소리가 평상시처럼 나지 않을 뿐 아니라 말을 하는 데 있어서 힘이 많이 들어가고, 목이 계속 말라지는 것입니다. 늘 그랬듯이 기도하고, 조금 쉬면 괜찮겠지 하고, 내과에서 주는 3일치 약을 먹었는데도 증세가 나아지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목자목녀들과 333기도요원들에게 기도를 부탁하면서, 지난 주 목요일에 이비인후과를 찾아서 정확한 원인을 알고자 했습니다. 의사가 내시경 검사를 해 보자고 해서 했더니 원인이 일시에 성대를 너무 많이 써서 성대에 멍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평상시 사역하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2주간에 걸쳐 진행된 평신도 세미나, 가정교회 1일특강, 컨퍼런스에서의 집중 강의가 목에 무리를 일으킨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당황했던 것은 의사가 내시경 검사 후에 한 말 때문입니다. “암은 아닙니다.”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병원에 갔기 때문입니다. 순간 하게 된 생각이 ‘이런 증세로 온 사람 중에 암인 사람도 있구나’였고, 그렇지 않은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한 의사의 말은 저를 더 당황하게 했습니다. “성대에 멍이 들었으니까 이제부터 한 달 동안 일상적으로 해야 하는 말만 하시고, 그 외에는 전혀 말을 하지 않아서 성대를 쉬어주어야 됩니다. 마치 손목에 이상이 있을 때 손목을 쓰지 않아야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한숨도 나왔습니다. 한 달 안에 말로 해야 할 사역이 많아도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당장 그 날 저녁만 해도 확삶강의, 토요일까지 특새설교, 금요일 오전에는 상담해주어야할 약속도 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에도 주일설교, 주일생삶강의, 예수영접모임, 목자멘토링, 생삶강의, 그 다음주에는 선교잔치라 주일설교는 하지 않더라도 주일 오후에 대전하늘비전교회집회, 수요설교, 목자멘토링, 확삶강의, 스리랑카목회자세미나, 그 다음주에는 스리랑카주일집회, 두 번째스리랑카목회자대상세미나, 시찰연합기도회설교, 그 다음주에는 주일설교, 생삶강의, 수요설교, 목자멘토링, 확삶강의, 그 다음주에는 주일설교, 울산남목교회가정교회부흥회 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이미 정해진 사역이고, 그 외에도 말을 해야할 일들은 많이 있습니다. 

 

    정해진 사역중 어느 것 하나도 하지 않아도 되는 사역이 없기에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사역할 때만 말하고, 일상적인 말 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말을 많이 아끼고 있습니다. 둘째는 수요설교와 기도회만이라도 두 분의 목사님들에게 맡기고자 합니다. 셋째는 가능하면 사역이 아닌 시간에는 몸을 좀 쉬어주려고 합니다.

    목소리가 안 나오면서 좋은 것 하나는 있습니다. 사람이 더 순해진 것입니다. 목소리가 안 나오니 말이 급하지 않고, 톤을 높일 수도 없으니 말을 차분하게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를 해주셔서 저를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첫째는 담임목사를 위하여 계속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기적적으로 목소리가 나와서 감당해야 할 사역을 잘 감당하실 수 있으시기를.” 둘째는 사역 등 신앙생활을 계속 잘해주셔서 저의 마음을 지금처럼 편하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