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차량은 13년 된 차로 7년 전 중고로 구입한 이후에 엔진을 두 번이나 내리고, 미션을 두 번이나 갈았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교회재정에서 수리비로만 매년 몇 백만원씩을 지출해야만 했습니다. 제 차를 타신 대 부분의 목사님들은 차의 상태를 보시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안전을 위하여 차를 바꾸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고, 운영위원들도 3년 전부터 차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제 스스로 만류했습니다. 가정교회를 하는 목사로서 차에 그 다지 욕심이 없었기에 타고 다닐 때까지 타고 다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해가 되어 장로님에게 저의 성역비를 동결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었는데 그 의견을 운영위원들이 받아들이면서 그 대신에 저의 차를 교체하는 것을 결정했고, 제직회와 공동의회에서 통과가 되었습니다.

 

   이미 제직회와 공동의회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저의 차량을 교회 재정에서 다 부담하여 구입하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교회 재정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무엇보다 담임목사의 차량에는 교우들의 사랑이 담겨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에는 형편이 어려워서 차를 바꾸고 싶지만 바꾸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교회 재정에서 담임목사에게 새 차를 구입했을 때 그런 교우들에게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상실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담임목사의 차량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누군가의 헌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새 차를 타는 저의 부담도 줄어 들 것이고, 모든 교우들도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때가 되었는지 저의 차는 결국 지난 주 월요일에 주행 중 도로 위에서 차가 멈추어 정비공장에 가 있습니다. 엔진이 붙어 버렸기 때문입니다.(감사한 것은 고속도로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수리를 하면 되지만 수리비가 차 값 이상으로 나와 결국 폐차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차를 구입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차량에 대한 교우들이 헌신이 있을 때까지 당분간 그 불편을 감수하려고 합니다.

 

   담임목사를 향한 여러분의 사랑을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담임목사인 저를 여러분 삶에서 귀하게 여기고 제가 어디를 가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니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다른 사람이 하겠지 생각하지 말고, 기도 하는 가운데 액수를 정하고 기쁨으로 섬겨주시기를 바랍니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일은 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교우들의 사랑을 타고 다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저에게 여러분의 담임목사로서 자부심이 되고, 목회에도 힘이 될 것입니다. 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한 사람이 천만원도 아니 그 이상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은 써야 할 때 써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